한남동 맛집) 비오는 날이면 한남동에 가야한다. 시실리-한남조개구이

비 오는 날이면 한남동에 가야 한다. 한남조개구이먹으러

 

한남동, 그 중 순천향병원 근처 맛집인 시실리-한남조개구이집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순천향병원(한남오거리) 근처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곳입니다.

소주 한 병에 조개찜이면 다섯 시간은 너끈하다(근데 이러면 살짝 진상이니까 다섯 시간까지는 앉아있지 말자. 그냥 가능하다고 쓴 거임). 마무리로 해물칼국수까지 먹으면 그날은 행복한 날로 기록될 수 있다. 이곳은 예전에 알던 언니가 추천해준 곳이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솔직히 이름도 기억이 안 난다. 창원이 고향이라고 한 언니. 언니는 나에게 한남조개구이집을 알려주고 사라졌다. 언니는 사라졌지만 한남조개구이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아련)

 

나는 다른 조개구이집을 가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다른 곳과 비교해서 이곳이 얼마나 훌륭한지 아니면 얼마나 형편없는지 모른다. 그냥 마음에 드는 곳이다. 그냥 좋으면 답 없는 거 아시죠?

다슬기

조개찜이 주방에서 준비되는 동안 야채스틱과 다슬기를 주신다. 난 어렸을 때 바다가 근처인 도시에서 살았다. 동네는 바다에서 멀었지만 가끔 차를 타고 멀리 나가면 바다 비린내가 났다. 거기선 종이컵에 다슬기를 담아 팔았다. 요즘엔 종이컵에 파는 다슬기를 보기 힘들다. 아니 그냥 다슬기를 보기 힘들다. 그런데 여기서 다슬기를 주는 순간 나는 한순간에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행복했다고 믿었던 어린 시절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나쁜 기억은 내 뇌가 알아서 지움). 가족과 즐거웠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내가 이곳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다슬기를 먹으니 헛숨만 들이키게 된다. 헛숨만 들이키다 보면 주인아저씨가 다슬기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짧고 강렬한 강의를 해주신다. 사장님도 친절하니 안 갈 이유가 없는 곳이다.

조개찜-측면

조개찜-전체

양푼 가득 조개가 담겨 나온다. 화룡정점으로 맨 꼭대기에는 키조개 관자와 가래떡이 나온다. 관자는 당연히 맛있고 나는 이상하게 이 가래떡도 맛있다. 초장 찍어 먹으면 꿀맛이다. 석화와 바지락, 가리비, 소라가 찜으로 나온다. 사진으로 보이는 조개찜은 중자다(35,000원)(中과 大만 있음). 친구와 둘이 와서 중자를 시키면 끝내지를 못한다. 조개는 조금만 먹어도 좀 질리는 감이 있어서. 그래도 걱정하지 말자. 포장도 해주시니까.

해물칼국수1

해물칼국수2

조개도 조개지만 난 사실 이 칼국수를 먹으러 온다. 이 칼국수는 행복의 해물 칼국수다. 먹으면 행복해지니까.
아까 말한 그 언니, 나에게 이 집을 추천해준 언니는 나에게 이 칼국수를 꼭 먹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난 이곳에 처음 갔을 때 라면을 시켰다. 해물칼국수는 흔하지만 해물라면은 조금 더 희귀한 편이니까. 난 라면을 먹었고 언니에게 칼국수 대신 라면을 먹었다고 했다. 언니는 약간 실망한 듯했다. 이 집은 칼국수라며.

내가 누군가에 이 집을 추천해서 그 사람이 이 가게를 방문했을 때 칼국수를 시키지 않는다면 난 절교를 선언할 것이다. 이 칼국수를 거부할 사람은 없다. 난 칼국수의 고장에서 온 사람이다. 고등학교 중식 급식을 째고 몰래 교문을 넘어(비유적 표현) (합법적으로 외출증 받아 나간 날도 있을 것이다. 아마) 칼국수를 먹은 사람이다. 그러니 칼국수를 먹으세요.

인스타그램이나 티스토리에 올릴 목적으로 사진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사진이 부족한다. 간판이나 메뉴판 같은 건 찍지도 않았다. 갈 사람은 가고 말 사람은 말아라. 나는 갈 것이다. 그리고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또 생각이 나겠지.

요약 겸 팁
라면 말고 칼국수를 시킬 것( 강요 ) (하지만 개인의 선택이며 취향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한남 조개구이- 시실리 메뉴와 가격
조개찜 中 35,000
조개찜 大 45,000
해물칼국수 10.000